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를 비롯한 외국인이 무더기 주식처분에
나섰다.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그 결과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61포인트 하락한 302.09를 기록,
지난 87년 1월28일 301.56을 기록한 이후 11년 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8.10%인 주가하락율도 사상최대치였다.

9월물 선물가격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국내 증시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했다.

엔.달러환율이 이날 1백44엔까지 치솟으면서 위안화 절하는 물론 아시아
경제가 공황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으로 폭락세로 출발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대량의 환매성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는 국내 투신권이 설정한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외수펀드)쪽으로 5천만달러어치 규모의 환매를 요구했다.

이에따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규모가 3백96억원에 달했다.

외국계증권사 창구에도 외국인 환매물량이 대량으로 쌓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2백28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외국인 한도가 철폐된 지난달
25일 이후 2천2백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계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외국인의 하루 매도물량중 많게는
80%이상이 환매물량"이라며 "펀드에 돈을 맡긴 외국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
하는 것은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 대한 투자의욕을 잃고 자금을 빼내가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관계자들도 외국인의 동요로 국내증시가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LG증권의 황창중 책임조사역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45엔을 넘어설 경우
주가 300선 붕괴는 물론 외국인의 한국증시 이탈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