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25일 산업증권을 연내에 폐쇄한다고 공식발표하자 산업증권은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침울한 분위기.

이런 분위기속에 직원들은 산은이 발표한 구조조정 방침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기도.

이들은 회사 폐쇄방침을 정부가 민간 금융기관 정리에 앞서 공기업인
산업증권을 희생양으로 삼아 명분을 세우려는 정치논리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증권 노조는 이날 오전 유영철 위원장을 비롯한 1백50여명의
조합원들이 종로 산업은행 본점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유위원장은 이근영 산업은행총재를 면담, 폐쇄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폐쇄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민노총과 연대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하기도.

노조는 또 노사합의사항 위반 등을 이유로 경영진과 산업은행을
노동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산업증권은 이날 오후 직원총회를 열어 파업일정과 앞으로의 투쟁방향도
논의했다.

또 부장급이상 간부들은 이날 경영대책위원회를 구성, 앞으로의 회사운영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산업증권은 이날 오전 전국 10개 지점에 총 58억원의 자금을 긴급지원,
만약의 자금인출 사태에 대비.

그러나 이날 일부 고객이 자금을 빼갔지만 당초 우려한 대규모 인출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산업증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측이 고객재산보호와 관련, 필요한 자금은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며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도록 각 지점에 통보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산업증권의 고객예탁금이 2백40억원, 환매채(RP)
잔고는 2백70억원수준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산업증권 폐쇄조치에 대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1월 구조조정을 통해 지점수가 23개에서 10개로 줄어들었고 예탁금
규모도 미미해 업계에 큰 파장은 몰고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이번 발표가 예고된 것으로서 빠져나갈 일반인 자금은 이미 대부분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산업증권의 고객 예탁자금이 많지 않은데다 2천3백90여억원에
이르는 회사채지급 보증액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 있다고 파악, 투자자보호를
위한 특별조치는 필요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