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주가와 통화가 동반폭락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나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돌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일 1백21억원어치, 7일에는 3백75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연이틀 매도우위를 보였다.

최근 미국계 대형 증권사는 아시아 주식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
(Underweight)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일부 발빠른 헤지펀드들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을 버리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먹을 수 있다"는 견해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는 쪽으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왜 다시 팔자로 돌아섰나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 아시아주가와 통화가
전반적으로 불안해진 것이 한국 주식매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시장의 불안요소로는 민노총이 강경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다 엔.달러 움직임이 심상찮고 중국의 위안화까지 불안, 원화환율도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일단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팔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증권사관계자는 "지난 연말에 한국시장에 들어온 펀드들이 일단
환차익을 챙긴후 환율이 1천5백원이상대로 오르면 다시 매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이후 국내시장에 뒤늦게 들어왔다가 주가급락으로 어쩔 수 없이
스톱로스(Stop Loss:손절매)하고 있는 탓도 있다.

주요 매도세력은 홍콩 유럽계 펀드들이 지목되고 있다.

일찍 들어온 미국계 장기투자기관들은 아직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미흡한 구조조정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국내 증권사관계자들은 "6일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됐지만
삼성자동차향방 등에 대해 분명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시장 떠나는가 =이달초 미국의 모건스탠리증권은 아시아지역
주식투자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된 이유는 수출증가율감소와 고금리 등에 따른 기업수익성악화 등으로
아시아지역의 주가조정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이 때문에 한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주식투자비중을 줄일
것을 추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영업담당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리저널펀드형태로
한국 인도네시아 등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며 "통화 정치불안 등으로
증시주변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전체 아시아시장에서
떠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것이나 지난 근로자의날 시위를 같은
시각으로 보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순매도가 일시적이거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쪽도 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을
출구없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에는 대거 팔아도 국내
기관들이 받아줬으나 이젠 받아줄 세력이 없기 때문에 매도를 자제하는
외국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열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