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매용으로 증권사에 현물주식을 빌려줬던 보험사와 은행이
갑자기 중도상환(리콜)을 요구하고 나서 증권사의 프로그램매매에 비상이
걸렸다.

주식을 빌려 매도차익거래(주식매도, 선물매수)를 단행한 증권사는 큰
손해를 볼 위기에 빠졌다.

괴리율 확대로 매도차익거래 기회는 지속되고 있지만 프로그램매도가
줄어들면서 선물가격은 더욱 저평가되는 비효율적인 시장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빌린주식을 상환하기 위해 대거 주식매수에 나섬에 따라
은행주 등 일부주식은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급반등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빌린 주식의 20~3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환매
요청이 들어왔다"며 "주식을 빌려줄 다른 기관을 물색하거나 다른 종목을
바스켓에 편입하는 등 손실을 막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S증권 관계자도 "주식대여기관들이 지난주 목요일부터 갑자기
중도상환을 요청하고 나섰다"며 "이날 현재 빌린주식의 5~10% 가량에 대해
리콜 요구가 온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유가증권 대차거래를 중계하는 증권예탁원은 최근들어 중도환매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확한 규모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보험과 은행권이 대출주식을 회수하고 나선 것은 증권사들의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론 직접 프로그램매매에 뛰어들기 위해서 주식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식을 빌려 매도차익거래를 한 증권사들은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청산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중도환매 요구로 무위험수익은 커녕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27일에는 선물이론가와 현재가의 괴리율이 최고 5.9%까지 벌어져
프로그램매도를 할수 있는 호기였지만 현물주식을 빌리기가 어려워지자
매도차익 거래는 19억원에 그쳤다.

선물시황분석가들은 "선물 가격은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제자리(이론가격)
를 찾아간다"며 "프로그램 매매 위축으로 선물시장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현물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과 27일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가 급반등한 것은 중도환매를 위해 증권사들이 대거 주식매수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 유가증권 대차규정은 주식대여자의 경우 대차거래 기간 만기전에
언제든지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때 차입자는 5일
이내에 이를 상환해야 한다.

<조성근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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