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팔루사"의 정체를 찾아라.

작년말부터 한국주식을 3천억원이상 사들이며 "큰손"으로 부각한
아팔루사가 단연 증권가의 화제로 등장했다.

아팔루사(Appaloosa Investment)는 지난 1월31일 대우통신
2백42만1천1백주(지분율 9.03%)를 사들였다고 증권감독원에 신고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취득지분율이 국내 대주주인 대우전자 지분율 5.7%보다도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아팔루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SKC(지분율 7.65%) 한국타이어(8.7%)
효성티앤씨(8.83%) 등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외환위기와 IMF 관리의 바람을 타고 혜성같이 등장한 아팔루사는
미국에서는 소로스펀드와 타이거펀드보다는 적으나 활발하게 활동하는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7월 뉴저지에서 설립된 아팔루사는 자본금만 1조5천억원
(약 10억달러)에 이르고 투자금액은 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이 설립했으며 현사장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관련, "골드만삭스 출신인 루빈 미 재무부장관이
한국은 부도를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팔루사 관계자들에게 귀띔해줘
외환위기속에서도 한국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수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아팔루사는 지난 92년 한국주식시장이 개방된 이후 한국시장엔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그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아팔루사는 스미스바니증권과 합병한 솔로먼브라더스증권과도 관계가
깊어 국내주식을 사들일 때 환은스미스바니증권 창구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팔루사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얼마나 더 사고 언제쯤 팔 것이냐는
대목.

환은스미스바니증권 관계자는 이와관련, "올들어 들어온 외국인자금중
40%이상은 아팔루사를 포함한 헤지펀드"라며 "헤지펀드는 한국주식시장의
종목을 연구하고 투자한다기 보다는 단기수익을 올리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매수보다는 매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