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주가폭락사태를 겪으며 97년 증권시장은 27일 막을
내렸다.

한보그룹 부도에 이은 자금시장 경색 및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했던 올 한해 주식시장은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주가는 투자자들의 가슴을 애타게했고 쏟아지는
최악의 기록들은 분노와 허탈감만을 안겨줬다.

우리 증시를 얼룩지게한 올해의 기록들을 정리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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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전으로 돌아간 종합주가지수 =11월24일 종합주가지수는 450.64로
떨어지며 87년7월9일(441.02)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이 10년전으로 돌아가고만 것이다.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11월22일이후 종합주가지수는 9일 연속
하락하며 25.53%나 떨어졌고 이기간중 8일 연속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는 등 올들어 21차례나 연중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초 대비 연말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42.4%로 56년 증권시장이 생긴
이래 최악이었다.

역사상 처음인 기록들도 올해 상당수 만들어졌다.

11월7일 종합주가지수는 38.24포인트라는 사상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12월23일에는 사상 최대의 하락률(7.49%)을 경신했다.

널뛰기장세가 펼쳐지면서 12월15일에는 사상최대의 상승률(7.22%)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통령선거이후 장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한 선취매덕분이었다.

외국인 한도를 50%로 확대한다는 소식이 발표된뒤 12월4일 주식거래량은
사상 처음으로 1억주를 돌파했고 외국인에 의한 기업인수합병(M&A)
기대감이 보태지며 12월6일 1억1천1백95만주의 사상최대 거래량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서울은행은 12월3일 1천4백76만주가 거래돼 종전 상업은행이 세운
단일종목 거래량 사상 1위(94년 9월6일 6백69만주)를 2배이상 뛰어넘는
매매공방이 펼쳐졌다.


<> 몰락하는 종목들 =1월10일 태영판지가 부도처리되면서 관리종목으로
편입, 곧바로 닥쳐올 관리종목 도미노시대를 예고했다.

이후 한보 진로 기아 해태 한라그룹등이 무더기로 무너지면서 올해
71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전체 상장사 7백76개사의 14.2%인 1백10개사가 관리종목이다.

대부분 종목들의 하락세가 이어져 11월24일에는 8백94종목이 내리고
이중 8백25종목이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투매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장중에는 한때 상승종목이 하나도 없어 투자자들이 증시폐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12월12일에는 9백5개 상장종목 가운데 절반이 넘는 5백20개
종목이 액면가를 밑돌기도 했다.

고금리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우려되며 중소형주의 폭락은 끝도 없이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지수를 더욱 썰렁하게 했다.

중원은 11월15일부터 27일동안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이부문 신기록을
세웠고 상당수가 하한가매도에도 팔리지 못하고 기세하한가를 나타냈다.


<> 잘돼도 고민인 선물시장, 개인투자자가 휩쓰는 옵션시장 =주가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대체시장으로 등장한 선물시장은 폭발적인 거래
증가를 보였다.

10월9일에는 선물시장 거래대금이 현물시장의 2.41배를 나타낼 정도로
폭주했고 12월10일 4만6백76계약의 사상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같은 거래폭주로 증권거래소 선물매매시스템의 주문처리가 지연되곤해
증권거래소 관계자 사이에서는 "선물시장이 너무 잘되서 걱정"이라는
우스갯소리조차 나돌 지경이었다.

또한 현물시장과 함께 선물시장에서도 가격제한폭(5%)까지 급등락이
반복, 매매중단조치인 서킷브레이커가 46차례나 발동되기도 했다.

상한가 잔량이 쌓인채 이론가보다 낮거나 하한가 잔량이 남으면서
이론가보다 높은 경우 이론가로 정산하는 이론가정산제도가 19차례나
발동돼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7월7일 개장된 옵션시장은 12월5일 22만8천2백79계약이 거래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최대 71.5%(11월1일)를 나타낼 정도로
옵션시장은 위험회피보다는 한탕주의가 판치는 투기장으로 변했다.


< 1997년도 증시 일지 >

월 일 내 용

1월 8일 정부 금융개혁위원회 설치 (발족:22일)
13일 증권거래법중 개정법률 공포 (시행 4.1)
재경원 전환사채 주식전환가 인상
(주식싯가 90->95%이상)
20일 회사채수익률 11%대로 하락
23일 한보철강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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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 외환보유고 감소 위험수위
(작년말보다 20억달러 줄어 : IMF권고 한계 3백13억달러 육박)
10일 증권사 자기자본관리제 4월 실시
22일 주가폭락 금리는 속등(주가지수 700선 붕괴, 회사채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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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경제부총리 등 7개부처 장관급 10명 교체
10일 국회 노동법개정 단일안 통과
20일 재경원 CB제도 개선안 발표
(M&A와 관련된 경영권분쟁중 사모CB발행 금지,
공모사채발행요건 강화) 삼미그룹 부도
26일 어음부도율 15년만에 최고(2월 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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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경제대책협의체 구성합의(여.야)
: 금융조기개혁, 물가.고용안정
21일 진로그룹 부도유예
12일 재경원 해외증권발행 자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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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5차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20->23%)
19일 대농 부도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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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주식시장 7일 연속 상승 760P 돌파
16일 정부 금융개혁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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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증권거래소 주가지수옵션시장 개장
15일 기아그룹 18개기업 부도방지협약 적용
29일 재경원 부도유예대상업체 등 의무공개매수 예외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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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 재경원 종금사에 외화자금 긴급지원 검토(3억달러 이상)
30일 재경원 증시안정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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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주식매매수수료 자율화 등 시행
: 증권사별 수수료 자율결정 증권거래 전면 전산화
12일 증관위 유상증자요건중 배당요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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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0일 당.정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
(근로자주식저축1년연장, 한통주상장연기, 3년이상투자
배당소득 분리과세)
29일 정부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
(연기금 3조규모 주식매입, 채권시장개방확대, 기업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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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해태그룹 화의절차개시신청, 주식시장 외국인 한도확대
(23->26%)
21일 IMF에 구제금융 공식요청
24일 일본, 야마이치증권 파산 : 전후 최대규모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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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9개 종금사 영업정지
3일 정부 IMF 최종합의 : 5백50억달러지원 (성장률 : 3% 물가
상승률 : 5% 금융부문구조조정)
5일 고려증권 부도
6일 한라그룹 부도
10일 5개 종금사 업무정지명령
11일 자본시장 전면개방(1인당 종목당 50%로 확대)
12일 동서증권 부도, 채권시장개방확대
16일 정부 환율변동 제한폭 폐지(17일 시행)
23일 국공채시장 등 채권시장 전면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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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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