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금리가 30%대로 치솟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금리 급등으로 소액투자자인 일반인이 채권구입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발행시장에서 소액화가 어려워 일반인들의 청약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증권회사도 우량채권을 확보하기 어려워 유통시장에서 물건을
구경하기도 어렵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증권감독원의
행정지도사항에 따라 일반인들의 청약이 들어오면 회사채를 우선
배정해 줘야 한다.

그러나 보통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단위로 회사채가 발행되는데
수천만원에 불과한 일반인들의 청약을 하나 하나 처리하기 어려워 사실상
일반청약을 받는 증권사는 거의 없다.

증감원관계자는 "증권사가 일반 청약을 기피하면 일정기간동안
채권인수업무를 하지 못하는 영업정지처분까지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채권을 소액화하는데 실무적인 어려움이 큰 만큼 일반인 청약한도를
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통시장에서도 채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금융기관의 보증을 받기 어려워 부도위험이 적은 몇몇 대그룹
계열사 채권만 발행되고 있고 회사채를 발행했다가도 금리부담으로 다시
되가져가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23일 발행된 채권물량은 총 4천5백억원이었으나 이중
3천여억원어치는 발행사가 되가져 갔다.

이에따라 회사채를 사들여 일반에 나눠파는 역할을 하는 증권사도 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별로 미리 일반인의 예약을 받아 채권을 사는
경우도 있어 우량채권을 확보하려면 각 증권사의 채권영업부에 문의해
예약을 해두는 것도 좋다"며 "대그룹 계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채권확보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