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들중에는 투자가 "업"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자신들이야 물론 "천만의 말씀"이라고 하겠지만 하루종일 주식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주식을 사거나 팔지않고는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얘기이다.

시내출장을 갈 때 혹은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잠깐 짬을 내서라도
시세판을 한번쯤 쳐다보거나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화로라도 주식의 안부를
물어 봐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주식은 마약과 같다"는 얘기는 이같은 사람들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하겠다.

"산넘어 산"이라는 얘기가 어울릴 정도로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폭락한 가운데서도 최근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역시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탓으로 볼 수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요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잘만하면 적어도 앞으로 몇년간은 다시 보기 어려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주식시장은 전망을 내리기가 무척 어려운 편이다.

주가가 단기간에 대폭락을 한만큼 과거같으면 이젠 반등을 기대해
볼만한 때가 되기도 했지만 사상 초유의 초대형 악재가 아직도 증시를
뒤덮고 있는 탓이다.

금융시장의 어려움이나 외환위기에대한 두려움이 여전하고 국가부도
얘기까지 나오는 형편이니 더 이상 큰 악재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이젠 불과 이틀밖에 남지않은 대통령선거를 고비로
시장 분위기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직접 금융권에대한 자금지원에 나서면서 시중유동성이 다소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고 한국의 국제신인도가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등도 도움을 주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주가가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이같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차피 주식에 손을 대야지 가만히 있지못해 안달이 날 정도의
투자자라면 "공포심이 팽배할 때가 가장 안전한 투자기회"라는 말을
위안삼아 요즘과 같은 때에 한번쯤 모험을 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반드시 명심해야할 투자원칙은 있는 법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미국 월가에서 "주식투자의 영웅"이라는 애기를
듣기도 하는 피터린치 (Peter Lynch)의 투자법칙이 많은 참고가 될 듯하다.

마젤란펀드로 유명한 피터린치는 이 펀드의 고객들에게 10년동안 25배의
투자수익을 올려준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린치가 언급한 투자비결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가가 하락하고
전망이 불투명할때 미래성장성이 높은 소외주식을 골라 장기보유하는
전략이 좋다"는 얘기는 요즘과같은 시장분위기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또 증권분석가들이나 일반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종목은
피할 것과 부단한 연구를 성공투자의 비결로 꼽기도 했다.

"연구를 하지않고 투자를 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전혀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 역시 피터린치의 얘기이다.

< 증권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