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외국인이 증시를 벼랑으로 내몰더니 이제는 국내기관이 그같은
악역을 떠맡았다.

투신사는 환매물량 처리를 위해, 증권사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찬물
더운물을 가릴 것 없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야하는 은행도 보유물량을 줄이지 않을수 없는
처지다.

손실폭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니 절박하기만 하다.

기관의 매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IMF신탁통치는 술을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팔자"를 강요하는 사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