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는 지난 96회계연도에 이어 올해도 거액의 적자를 낸데다
최근 주가급락으로 상품주식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5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4개 증권사들은 96회계연도(96년4월1일~
97년3월31일)에 6천6백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반기
(97년 4월1일~9월30일)중에도 세전순손실규모가 3천4백2억원에 이르러
1년반동안의 적자폭이 1조원에 육박했다.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유가증권처분손실폭이 커진데다 보유중인 상품
주식평가손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97회계연도 반기중 4천4백98억원의 주식처분손실을 기록하는 등
전체 증권매매손실규모가 8천5백64억원에 이른다.

상품주식 평가손도 대부분 증권사들이 30%만 반영해 반기중 2천5백25억원에
그쳤으나 이를 1백% 반영시 1조85억원으로 늘어난다.

또한 회사채보증 대지급구상채권이 늘어나 대손설정액 규모가 커지는 등
일반관리비가 증가해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반관리비는 96회계연도중 전년에 비해 7.3% 늘어난데 이어 올해 반기중
에도 1조2백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로 34개 증권사(환은스미스바니 포함)의 반기말 자본금
은 4조7백46억원으로 전반기말에 비해 2.3% 늘어났으나 자기자본은
8조7천9백3억원으로 오히려 7.4% 감소했다.

자산은 유동자산이 19조8천6백87억원, 투자와 기타자산 7조2천5백52억원,
고정자산 2조3천8백4억원 등 총 29조5천43억원이고 부채는 유동부채
18조3백57억원과 고정부채 2조6천9백27억원을 합쳐 20조7천2백84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아직까지 자금운용에 커다란 어려움은 없으나 수지악화로
자금사정이 불안해지고 있어 증권업계의 부도도미노가 이어질까봐 전전긍긍
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