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우리나라의 수익률구조 (Term Structure)는 지난 수십년 동안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단고장저의 형태가 지속되어 왔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수익률 구조하에서는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유동성 프리미엄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배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금융시장에서는 단기금융상품은 단기금융시장
(CD, CP, Call시장 등)에서, 그리고 장기금융상품은 장기금융시장
(개발신탁, 채권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시장분화 현상을 통하여
금융시장들의 균형이 나름대로 유지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분화된 시장균형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수익률구조의
형성이 은행, 투신, 증권, 종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 시장참여자인
거액거래위주의 도매금융시장에서는 단고장저의 형태로 이루어졌으나 이들
기관투자자들의 자금공급원인 일반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예대 마진이나
수수료의 형태로 단저장고의 형태를 유지하여 금융기관이 일정한 수익을
취득할 수 있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일반저축자들은 유동성이 높은 단기금융상품과
상대적 고금리 (유동성 프리미엄)인 장기금융상품을 놓고 나름대로의
선택을 위한 고민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금융기관들에게 단기고금리 금융상품들 (투신의 MMF,
은행의 MMDA 등)이 허용된 이후로는 일반투자자들의 경우도 장.단기금융
상품에 대한 선택의 고민이 어느 정도 사려졌다.

왜냐하면 단기금융상품을 선택하더라도 장기금융상품과의 금리차이가
크지 않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포기해야 할 프리미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각 금융기관들의 금융상품에 대한 수신현황을 보면
같은 금융기관 내에서도 장.단기상품간 이동이 현저함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반투자자들이 단기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든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유동성과 장기금융상품(채권 등)에 투자함으로써 전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과 같이 금리의 기복이 심하고 또한 고금리 시기에는 유동성
확보를 통하여 채권과 같은 장기금융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전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시점 포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