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0년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간 지금이야말로 주식투자의 적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엔 주식시장 근처에 얼씬도 않는 사람들조차 "10년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라고 한마디씩 거든다.

증권사관계자들도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신청으로 경제가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돼 큰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1~2년후를 내다보는
장기투자는 한번쯤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특히 저축금액의 5%까지 세금을 되돌려주는 근로자주식저축의 한도가
2천만원으로 늘어나고 "바겐세일"하는 주식이 많아졌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시기다.

증권관계자들이 말하는 "주가폭락기의 정석투자방법"을 알아본다.

<> 신용투자는 금물 =주가 출렁거림이 어느때보다도 크기 때문에 전문가라
할지라도 단기간에 승부를 내야 하는 신용투자는 위험천만이다.

초심자라면 신용투자라는 것은 아예 없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가가 폭락한 현시점에서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재무구조 우량주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단기 수익성
보다는 재무구조 우량성이 더욱 중요하다.

부채비율과 금융비용부담률이 낮고 유동자산비율이 높은 기업은 부도위험이
적어 불황기를 버틸 수 있다.

경기가 호전될 경우 타기업보다 앞서나갈 수도 있다.

반면 재무구조가 취약하면 수익과 관계없이 무너질 수 있다.

상장회사편람이나 결산보고서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살펴본후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증권회사에서도 기본적인 재무정보는 얻을 수 있다.

<> 경기변동과 무관한 주식 =경기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경영실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업종과 종목이 있다.

기본적인 의식주와 관련된 업종과 도시가스 등 사회간접시설관련 종목이
이에 해당한다.

종합주가지수가 대폭락할 경우 이들 종목도 함께 폭락하기 때문에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 실적호전주 =경기침체속에서도 영업실적이 호전되는 기업이 있다.

경기 사이클상 호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조선과 성장산업인 정보통신
등을 꼽을 수 있다.

같은 업종내에서도 영업실적이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업체들도 주목할만
하다.

식음료와 의류 등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업종내에서도 실적호전기업을
찾을 수 있다.

<> 환율상승수혜주 =수출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원화환율상승으로 실적개선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선 전자 섬유 등이 환율수혜주로 꼽힌다.

외화부채가 적고 수입의존도가 낮은 회사를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

<> 구조조정관련주 =리스크와 수익이 공존하는 종목이다.

최근 부도위험이 부각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주가가 70~80%이상
폭락한 사례가 많다.

이들중 상당수가 계열기업매각 또는 보유부동산 처분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업체인 크라이슬러가 도산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주가가
폭등했었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이같은 범주에 속하는 기업들이 속속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주가가 상승반전한 것을 확인한 후에 주식을 매입하더
라도 늦지 않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유의사항 =주가가 폭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입해서는 안된다.

업종과 기업내용에 따라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IMF구제금융을 받은 멕시코의 경우 수출관련주와 실적호전우량주는 낙폭이
작고 주가회복도 빨랐던 반면 내수관련주와 일부 금융주는 대폭락을 경험했고
주가회복도 더뎠다.

단기등락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해야 하며
수급위주의 작전성 종목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