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우려되기 시작한 원화환율이 최근
한 달 동안 폭등세를 기록하면서 드디어 우리경제가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일반 국민들은 평생을 두고 모르고 지내도 될 IMF라는 국제기국가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체감하게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학창시절 한강의 기적을 배웠던 기성세대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한층 더하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런 상실감 속에서 지내기에는 국제사회가
너무 개방되어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것 마저도 내주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우리는 새로운 하나의 국각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지난 한강의 기적이 반듯하지만 싸늘한 시멘트로 포장된 것이라면
미래는 그림엽서에서 보는 파리의 센강처럼 석축으로 된 멋진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