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이 완전 마비됐다.

종금사들은 연일 외화및 원화부도위기에 몰리고 있으며 우량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마저 소화되지 못한채 시장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연쇄부도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25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유통수익률(3년)은 연 17.60%를 기록, 전날
(16.05%)보다 1.5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92년4월20일(연 17.60%)이후 5년7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91일만기 기업어음(CP) 할인율도 연 19.80%로 치솟았으며 하루짜리 콜금리
도 연 15.35%로 뛰어 올랐다.

이처럼 자금시장이 완전 마비된 것은 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재정및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자금가수요에 나서고 있는데다
종금사의 구조조정방침으로 은행들이 종금사에 대한 콜자금공급을 사실상
중단한데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날도 현대 삼성 대우등 초우량기업들이 1천8백2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
했으나 대우기전물량 2백억원어치만 소화됐을뿐 나머지는 매수세력이 없어
회사들이 발행을 취소해야 했다.

한은은 전날 5조7천억원을 공급한데 이어 이날도 1조원을 추가로 공급
했으나 은행들은 종금사에 대한 자금공급을 기피, 종금사들이 전날에 이어
무더기로 원화부도위기에 몰렸다.

시장관계자들은 "재정및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의 자금가수요가
극심해지고 있지만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은행유동성
도 여유가 없어 채권매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회사채수익률은 연 2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