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상장된 회사와 대주주 지분이 낮은 회사를 주의하라"

올들어 부도를 낸 중소기업의 절반이 89년 상장사여서 주목되고 있다.

또 부도회사들 중에는 대주주 지분이 10%이하가 많아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본사가 올들어 부도 부도유예 화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관리대상에
편입된 회사(27개사 중에서 기아자동차 진로 대농 쌍방울그룹사 제외)를
분석한 결과 14개사중 핵심텔레텍 현대금속 등 7개사가 89년에 상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개사는 76년 1개사, 78년 2개사, 87, 88년 각각 1개사, 94년 2개사
등으로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해에 상장된 회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도업체 중에는 현대금속 핵심텔레텍 태일정밀 등 8개사가 대주주
지분이 20%미만이었다.

특히 핵심텔레텍 태성기공 태영판지 태일정밀 등은 대주주 지분이 10%에도
못미쳤으며 한주통산은 부도직전 대주주 지분을 크게 낮추었다.

이처럼 부도업체 중에 89년 상장사가 많은 것은 80년대 후반 주식시장의
대활황으로 상장기준을 크게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신규상장된 회사수는 지난 86, 87년 17개사 35개사에서
88년과 89년에는 각각 1백15개사 1백24개사로 크게 늘어났다가 90년대들어서
는 92, 93년에 각각 4개사 8개사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80년대 후반에 상장된 일부 회사중 신정제지가 상장 두달만에
부도를 내는 등 증권시장에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대주주 지분이 낮은 것은 이들 회사가 대체로 위험이 큰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증권계는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태일정밀의 경우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평가돼 왔으나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회사의 사정은 대주주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면서 "대주주 지분이 낮으면 M&A(인수합병) 대상이 될수도 있으나 한편으로
그만큼 위험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