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에 대한 우려와 금융실명제 보완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으로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또다시 붕괴됐다.

고금리와 부실기업 정리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몇몇 재무구조
우량주만 강세를 보였을 뿐 하한가 종목수가 무려 6백10개에 달하는 폭락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포철 국민은행 등 일부 블루칩에는 외국인의 "사자"주문이 들어
왔으며 우량주와 부실주의 주가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었다.

<> 장중동향 =22일 주식시장은 전날 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이 쏟아져
4.86포인트의 내림세로 출발했다.

IMF가 초긴축정책을 권고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금리폭등의 우려감이 일어난
데다 단기차익매물까지 가세하며 개장 10여분만에 500선이 깨졌다.

오전 10시 김영삼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실명제 보완책이 언급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기대로 장중 한때 주가하락폭이 좁혀지기도 했지만 실명제에 대한
언급이 없자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490선마저 무너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0.64포인트 하락한 485.43으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4천4백58만주로 토요일치고는 많은 편이었다.

이날 하한가종목수는 연중최고치인 6백10개로 지난 93년 8월 실명제 전격
발표때를 제외하고는 최다하한가 종목수를 기록했다.

<> 특징주 =은행주 가운데 금융기관합병을 주도할수 있는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강세를 보였으나 조흥 상업 제일 서울 한일은행 등
부실을 많이 안고 있는 은행은 하한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현대자동차는 오름세인 반면 쌍용자동차는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업종내에서 주가차별화가 심해졌다.

예상되는 긴축정책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로
건설주는 대부분 하한가였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