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된 제6차 외국인 한도 확대는 최근 어느 때보다도 "효력이 미미한
한도 확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매도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이 SK텔레콤 등 1~2종목만 집중 매수했기
때문이다.

외국자금 유입규모도 지난 5월 5차 한도 확대 때의 18%에 불과해 외환시장에
안정요인으로서 의미가 퇴색됐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날 한도 확대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선호종목이 SK텔레콤과 포철로
크게 압축됐다는 점.

과거에 외국인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삼성전자도 주문이 많지 않았고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선호종목군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양재량 쌍용투자증권 국제영업부장은 "외국인 선호종목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며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의 시각이 바뀐게 없어보인다"
고 말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가 거의 없이 기존 투자자들이 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곽영교 대우증권 국제영업팀장은 "외국인중 신규투자자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예비주문에서 수백대 1을 기록했던 SK텔레콤이
70여대 1에 불과하다.

이중에는 외국인의 허수주문도 많이 포함된 것같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한도 확대를 "의미없는 확대"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나인수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팀장은 "외국인 선호종목을 팔아 그 돈으로
저가대형주를 분할매수하려 했으나 외국인이 사는 종목이 많지 않아 교체
매매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비록 이날 주가가 올랐지만 외국인 매도세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는
점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ING베어링 HG아시아 자딘플레밍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외국인
매도주문은 지난주에 비해 한산해졌다.

그렇지만 주식시장에는 "외국인의 급매물은 소화된 것같다.

외국인 매도세가 일단락됨에 따라 일반및 기관의 매수강도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ING베어링 강헌구 이사)이라는 견해와 "외국인의 시각이 바뀐게
없다.

주 중반이후 또는 반등할 때마다 외국인 매도공세가 다시 시작될 것"
(쌍용투자증권 양재량 국제영업부장)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