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많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실화의 가장 큰 요인은 차입에 의존한 과잉 신규투자라고 할수 있다.

한보그룹과 기아그룹, 그리고 쌍방울그룹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들은 무분별하게 M&A를 시도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게 하고 있다.

M&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기업이 M&A의 목적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M&A의 목적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지만 전략적차원의 목표와
해당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얻어지는 시너지(Synergy) 효과를 명확히 해야
한다.

최근 국내 대표적 벤처기업이라 할수 있는 태일정밀이 본업과는 무관한
청주방송국과 동물원 등에 신규투자를 하여 자금경색에 빠진 것도 M&A의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두번째로 M&A의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적정한 투자규모이다.

주식취득의 경우 일반적인 상황에서 적절한 인수규모는 총가용자금의
3분의 1 범위내의 인수가 경험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리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투자규모와 관련하여 M&A시도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M&A를 시도하여야
할 시점이다.

M&A를 시도하려는 기업이 현재 운영중인 사업에서 최소 향후 3~5년정도
안정된 현금흐름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M&A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M&A로 유명한 한솔그룹이 M&A를 시작한 시점은 제지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거의 50%에 달하여 안정적인 현금유입이 기대되던 시기였다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또다른 M&A의 성공요인으로는 인수대상 기업의 정확한 가치산정(Valuation)
이다.

인수시점부터 과도한 비용을 주고 인수를 할 경우 인수후의 수익이 안정적
으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투자수익이 떨어져 비효율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종금사 인수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였던 기업들이 투자금액의 과다지출로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M&A는 진출산업에 과잉투자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빨리 시장에 진출하는
장점이 있는 뛰어난 경영전략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무분별하고 원칙에 어긋난 M&A는 스스로의 목을 죌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