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러들은 30일 외환당국이 강력한 매도개입에 나섬으로써 나타난
원.달러 환율의 급등락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불안심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입과 상승시도가 충돌하면서
환율을 상하로 움직이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환율 출렁임 현상은 다음달초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외환은행 김승경차장은 "지금 외환시장의 최대 관건은 외국인 자금 증시
이탈 규모와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조치 시행일(다음달 3일)이후 자금
유입"이라며 "따라서 두가지 요인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할때까지 등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딜러들이 예상하는 단기 환율 수준은 9백50원-9백80원대.

그동안 조정을 거쳐 9백50원선을 넘어섰고 수급공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하방경직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씨티은행의 이범영 부지점장은 "달러화 수요가 아직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고 증시도 상승 확신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외환당국이 추가
하락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상승시도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매도개입을 벌인 30일에도 이 선까지 되밀리지는 않았다.

9백80선을 상한선으로 보는 이유는 "투기적 달러화 매입", 다시말해
환투기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부담 때문으로 여겨진다.

체이스맨허탄은행의 김명한 부지점장은 이날 한때 환율이 급격하락 한데
대해 "외환당국의 개입뿐 아니라 9백80원대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은
작용을 했다"고 밝혔다.

"환율이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풀어
다급한 결제수요를 어느정도 해소, 9백80선 이상에서의 추가 매입은 투기로
매도될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딜러들도 "9백80선에서는 환율 상승세가 막히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기(연말까지)전망은 안정론이 우세하다.

체이스은행 김 부지점장은 "무역수지 개선 조짐이 두드러지고 주가가
바닥이라는 심리가 번져 자금유입도 증가, 달러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것"
이라며 연말의 적정 환율대를 9백30원에서 9백50원으로 제시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안정심리를 찾아가면서 환율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 문성진 딜러는 "최근의 환율 폭등이 심리적 공황에서 비롯된
만큼 외환당국의 노력과 시장참가자들의 협조로 수습 가닥을 잡아 갈 것"
이라면서 "연말쯤에는 9백20원-9백30원대의 환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