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 >

최근의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우선 우리 경제내에 확산되고 있는 경제불안심리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둘째, 선제적(Pre-emptive)인 정책운용이 중요하다.

특히 개방화 시대에 있어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날 때에는 이미 정책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까지 악화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정확한 현실진단과 경기예측, 신속한 정책대응이 전제돼야
한다.

지금처럼 시장원리 운운하면서 뒷전에 물러난 듯한 정부의 태도로는
곤란하다.

셋째, 정책수단간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금융기관의 자금난 확대, 외국자본 이탈, 대기업의
추가부도 가능성으로 최소한 7조5천억원에서 8조원 정도의 유동성 부족사태
가 예상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환율과 금리상승이 불가피하고 정책당국의
통화공급이 필요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엄청난 휴유증이 예상되므로 금융기관들이 해외차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급보증과 외국인들이 관심이 높은 단기국채
시장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조정과 기업퇴출의 활성화 정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위기에 따른 철저한 사후대책이 요구된다.

이미 기업들은 엄청난 환차손과 금융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위험에 100% 노출돼 있는 데다,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여신운용으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환차손 회계처리방식의 개편이나 환위험보험제 도입,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정리기금이 하루 빨리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