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은 지난 25일의 주가폭락사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콩 일본 필리핀 주가가 상승하는 등 해외시장이 지난 23일 동반폭락
파문에서 벗어났는데도 국내증시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원은 종합주가지수 550대가 무너진데에는 무엇보다도 외국인 매도세와
원화가치 폭락에 놀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매에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투자심리가 극도로 침체된 배경에는 외국인의 한국증시이탈설이
현실로 확인된데다 비교적 건실하게 경제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진 홍콩
조차 태국 등 동남아국가에 이어 통화위기의 희생물이 되고 있는 만큼 한국
증시및 외환시장도 국제적인 투기세력의 도전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이다.

특히 협조융자협약 마련으로 당분간 상장기업의 연쇄부도를 우려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 급락사태가 이어지는 것을 일종의 패닉현상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증시안정대책의 초점도 추가적인 제도 개선대책 강구보다는
기관투자가에 의한 주식매수세 확충및 원화가치 안정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선은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이 빠르면 27일부터 각각 1천억원의 범위에서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도록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국민연금 공무원연금기금 사립학교교원연금등 주요 연금의 여유
자산을 총동원해 가능한한 이번주부터 주식을 사도록 관련부처를 설득할
방침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1,2금융권에서 3조원을 운용하고 있고 채권부문에
3조4천8백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2조9천7백억원의 여유자금을 채권부문에서 운용하고 있다.

사학연금도 3조1천5백억원을 1,2금융권에 예치하고 있으며 1조5천8백억원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재경원은 이와함께 시장금리부예금(MMDA)으로 자금여력이 확충된 은행을
통해 여유자산의 주식투자를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재경원은 증시의 폭락사태를 이번주에도 저지하지 못할 경우 통화위기사태가
더이상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이 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필사의 각오로 원화가치의 추가하락 방지를 위해 모든 정책적인
수단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및 대기업과의 환율안정을 위한 협조체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은행등 주요 달러매입주체로부터 당분간 달러매입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며 "원.달러환율이 그리 쉽사리 9백30원대로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원은 약 15억달러 이상의 수출대금이 27일이후 유입되고 한전이 이달내
5억달러를 차입하는 외에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연내 각각 10억달러,
7억~8억달러의 외자를 조달할 것인 만큼 외자부족사태는 있을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경원은 만약 주가가 500선이하로 추락하는 등 증시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위기로 몰릴 경우 <>한국은행의 자금 지원을 통한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입
<>제2의 증시안정기금 창설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주식투자관련 신상품
발매 허용 등의 추가 대책을 곧바로 내놓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