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통화위기가 국내시장을 강타, 주식시장은 사상최대의 하락률을 기록
했으며 실세금리와 원화환율도 큰폭으로 치솟아 동남아 금융위기의 파장이
우리나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4일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보다 33.15포인트나 곤두박질친
570.91을 기록했다.

이날 하락률은 5.49%로 사상최대치(지난 86년4월24일의 4.52%)를 경신
했으며 하락폭 또한 금융실명제실시 직후였던 93년8월13일의 32.37포인트를
넘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28개를 포함한 91개에 그쳤고 하한가 2백43개
등 7백85개 종목의 주가가 내려 하락종목수도 지난 20일(8백3개)에 이어
연중 2위를 나타냈다.

이처럼 주가가 폭락세로 돌아선 것은 금리급등과 주가폭락으로 이어진
홍콩통화위기가 일반인과 국내기관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데다 외국인매물을
자극한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등의 대형우량주마저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증권 은행 등 금융주와 철강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증권전문가들은 "홍콩통화위기가 국내환율에도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쳐
외국인들의 대량매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직전저점인 종합주가지수
554선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한때 달러당 9백30원까지
치솟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따라 25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은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9백27원90전
으로 고시된다.

외환시장에서도 동남아 통화위기의 분위기가 반영된데다 당국의 환율상승
저지능력이 한계를 보여 급등세를 보였다.

금리도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회사채(3년)유통수익률은 연 12.42%로 전일보다 0.12%포인트 오르면서
3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 수익률도 전일보다 0.15%포인트 상승한 연
13.55%를 기록하면서 반등했다.

< 박기호.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