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일반적으로 증권시장에서 거래의 주종을 이루는 주식과 채권은 여러가지
상대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때 주식은 자기자본이기 때문에 주식발행을 통하여
조달한 자금은 그 기업의 존재기간 동안 계속하여 사용할수 있으나 채권을
통하여 조달한 자금은 정해진 만기시점에 상환해야 한다.

또한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이용 대가인 배당금은 당해 기업의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데 비해 채권의 이자는 채권의 발행시에 확정되어
기업의 실적에 관계없이 지급되어야만 한다.

소유에 의한 권리관계를 보더라도 채권의 보유자는 단순히 채권자이므로
그 기업의 경영에 참여할수 없으나 주식의 보유자는 기업의 일부를 소유한
주주로서 경영에 참가할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주식과 채권의 상이성으로 주식의 가격과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들 간에는 여러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여지고 주가와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식이든 채권이든 본질적으로 보면 이들의 가격(주가.채권가격)은
유가증권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화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할수 있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주식의 경우는 채권과는 달리
미래의 현금흐름이 가변적이고 만기가 없다는 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채권의 경우도 영국의 컨솔(Consol)과 같이 만기가 없는 이표채형식
의 영구채가 존재하고 또한 어떤 채권들은 이자지급형태가 금리변동부 방식
으로 미래의 현금흐름이 불확정적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조건들을 충족하는 채권이 발행된다면 이 채권은 기업의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권리 이외에는 주식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볼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이러한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들
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와 현금흐름에 있어 주식과 달라 주식가격의 결정
요인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으나 큰 흐름으로 볼때 주가를 올리는 요인은
채권가격을 올리는(수익률을 낮추는) 요인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고
주가를 낮추는 요인은 채권가격을 낮추는(수익률을 높이는) 요인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최근과 같이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만기가 긴 채권,
즉 만기가 없는 주식의 속성에 근접하는 장기채권을 사기보다는 단기채에
투자하여 향후 적절한 투자대안을 선택할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