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일대 공황상태를 빚으면서 연이틀 폭락세로 주저앉았다.

대기업그룹 주식마저 약세를 면치 못해 저가대형주가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비운을 맞았다.

특히 조만간 미국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얘기로 외국인매물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소식이 시장을 아득한 추락의 심연으로 몰아넣었다.

업종 구분없이 추락의 유탄을 맞았고 특히 중소형 전기전자와 증권주의
약세가 뚜렷했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5.49포인트 추락한 579.2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2년 10월24일(557.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엔 31.31포인트나 떨어지기도 했다.

하락률 또한 4.22%로 지난 1월21일의 연중 1위(3.89%)를 경신했고 86년
4월24일의 사상최고치(4.52%)에 육박했다.

하락폭은 지난 1월21일(27.92포인트) 이후 가장 높아 연중 2위를 기록했다.

이날 하한가 1백71개 등 7백70개 종목이 내려 하락종목도 연중최다를 기록
했으며 상한가 14개를 포함한 79개만 올랐다.

<> 장중동향 =초반부터 두자리수의 폭락사태를 이었고 전장중반께는 낙폭이
20포인트로 벌어졌고 후장중반엔 30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막판에 정부의 추가부양의지가 전해지면서 약간 반등했을 뿐 시장분위기는
시종 침울했다.

이같은 대형참사속에서도 거래량이 3천만주를 웃돈 것은 그동안 매도우위를
보인 기관에게 정부에서 매도자제를 요청한 결과였던 것으로 풀이됐다.

<> 특징주 =금강개발 유공우선주 삼성전기우선주 등 3개를 제외하고는
5대 그룹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외국인 매물이 한전 및 은행주에 이어 저가대형주로 확산되자 하한가종목이
속출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기전자와 화학업종의 하한가 종목이 많았다.

재무구조가 부실한 종목들도 하한가대열에 동참했다.

다만 진로그룹의 진로 진로인더스트리즈 진로식품과 미도파 레이디 등은
상한가를 이었다.

한전은 외국인매물속에서도 기관매수로 그나마 낙폭을 줄이는 양상이었다.

<> 진단 =시장전문가들은 정부의 시장부양의지가 미온적인데다 부도한파속의
외국인 매물이 더해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호재 악재 >>

<>태일정밀 부도유예적용 및 쌍방울 화의신청
<>달러당 1백40엔 전망 대두(미국 MIT대 교수)
<>한국 국가안정성 급락(인터내셔널 인베스터 조사)
<>정부, 증시안정책 다각적 강구중
<>시장금리 안정세 지속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