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왈리드 왕자가 지난 10월초 발행된 대우의 전환사채
(CB) 5천50만달러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왈리드왕자는 사우디왕실이 소유하고 있는 킹덤사를 통해 대우의
전환사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왈리드왕자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이 5.9%에 달해 개인
투자자 중에서는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그는 "대우그룹의 매출액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고 대우는
구조조정기에 들어간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이유를
밝혔다.

파드 사우디국왕의 조카인 왈리드왕자는 미국에서 유학한뒤 건설업에 뛰어
들어 억만장자로 부상했다.

지난 88년 유나이티드 사우디 커미셜 은행을 시작으로 대기업 인수.합병
(M&A)에 뛰어들었고 91년 시티코프은행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최근에는 미국 애플사와 유러 디즈니사및 플래닛할리우드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왈리드왕자의 전환사채 매입에 대해 대우측은 "그룹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기 때문에 경영권 변동의 위험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