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비자금 파문에도 불구하고 정작 비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상장기업들의 주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아 비자금 폭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비자금을 제공한 기업들로 거론된 삼성 대우
진로그룹과 대호 벽산개발 동아건설 한창 등 상장사들의 주가는 폭로전일인
9일에 비해 0.71% 올랐다.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1.86% 오른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1.15% 정도 떨어진
셈이다.

다만 일부 대우그룹주와 진로인더스트리즈 진로종합식품 동아건설 대호만이
하락했을 뿐이며 벽산개발은 오히려 4.38%나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진로와 한창도 각각 4.52%와 1.03% 올랐고 삼성그룹주도 대부분 강세를
나타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비자금 파문이 터질 때마다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데 비하면 최근의 주가흐름은 이례적"이라면서 "비자금 파문에 대해
증권투자자들이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
했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