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최근들어 주식시장 외환시장 그리고 채권시장등 각각의 금융시장 움직임이
과거에 비해 그 상관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볼수 있다.

한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거의 시차없이 다른 금융시장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수시로 접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권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주가나
외환가격의 변화가 채권수익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금리의 상승은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증가시켜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주가를 떨어뜨린다.

반면에 주가의 하락은 주식의 투자수요를 감소시켜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대출이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의 비중을 늘려
결과적으로 금리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원화의 절하가 채권수익률에 미치는 효과나 그 경로는 좀 더
복잡하다고 할수 있다.

이론적으로 볼때도 원화의 평가절하는 동시에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원화의 절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해외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가격이 내려가 수출경쟁력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수출증대에 의한 외화의
국내유입이 증대된다.

이러한 외화유입은 국내통화증발을 일으켜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채권수익률
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

반면 또 한쪽으로 원화가 평가절하되더라도 한국의 수입구조가 경직돼
수입물량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수입물가의 상승을 가져와 궁극적으로 국내
물가를 상승시켜 명목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외화표시 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경우 급격한
원화의 평가절하는 이들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단기간에 악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원화의 평가절하가 채권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위에서 언급된 상호 상반된 효과들중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가에
달려 있다고 볼수 있다.

최근의 금융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원화의 절하는 후자의 효과가 커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따라서 원화의 평가절하가 금리상승쪽으로 영향을 주는 시점에서는 단기
채권에 투자하여 향후의 유동성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