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가을비는 서정적이어야 제멋이 난다.

그런데도 여의도 사람들은 가을멋은 고사하고 우산도 없이 빗줄기를 맞고
있다.

금리와 환율이 오르고 또다시 기업 자금악화설이 튀어 나오고 있건만 수습에
나서는 정부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주가가 싸지는 게 가장 큰 호재"라는데 이제는 그 길 밖에 없다는듯 모두가
한숨만 쉬고 있다.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엄청난 인내심을 시험하기 마련.

이제부턴 인내심의 대결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