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정밀의 소액주주들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박송자 외 7인의 주주들은 25일 주식회사 M&A월드 김해석 사장을 통해
고니정밀 신현욱 대표이사 앞으로 경영권 인수의사를 밝힌 베어허그(BEAR
HUG)를 발송,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국내에서 많은 인수합병이 일어났지만 베어허그가 발송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어허그란 곰이 사람을 뒤에서 끌어안는 것처럼 으시시한 분위기를 조성
한다는 뜻으로 경영권 인수의사를 편지로 전격 전달하는 공격적 인수합병
전술중 하나이다.

박씨 등 주주들은 베어허그를 통해 "고니정밀의 기존대주주인 조덕영 회장은
경영보다는 주가가 올랐을때 주식을 처분, 주가차익에 관심이 있다"면서
"기존의 대주주를 경영진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현재 주주들이 보유하고있는 지분비율이 변화되지 않도록 3자 배정의
증자 등을 하지 말고 기존 경영진과 새로 선임되는 경영진이 합심하여
회사발전방안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니정밀측은 "아직까지 박씨 등의 정확한 의사를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편지가 도착하는대로 박씨 등의 의사를 파악한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니정밀은 개인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박송자 등 8명이 최근 5%를 취득,
주요 주주로 부상했으며 기존 대주주였던 조덕영 현회장은 주식을 대부분
처분 현재 0.5%정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베어허그

베어허그란 곰이 갑자기 끌어안는다는 말에서 유래한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술로, 편지를 통해 경영권 인수의사를 전격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베어허그 발송은 곧 경영권 분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영자는 이를
즉시 증권시장에 공시, 주주들에게 알려야 한다.

만일 이를 공시하지 않은채 경영진이 주식을 매집하게 되면 내부자거래
혐의로 고발당할수도 있다.

경영진은 또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모전환사채 발행 등 지분
비율에 변동을 초래할수 있는 재무의사결정을 해서는 안된다.

외국의 경우 전문적인 기업인수중개회사를 통해 베어허그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