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도를 낸 상장회사중 증권감독원의 회계감리를 받은 곳은 한군데도
없어 증감원의 감리기능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증권감독원은 올들어 종근당 신화 현대강관 등 23개 회사를 감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회사중엔 올들어 부도를 낸 한보철강 태화쇼핑 진로 등 16개
상장회사(부도유예 대상기업 제외)가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증감원 감리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 또는 회계사)이 해당회사에 대한 감사를
제대로 했는지를 점검, 분식결산이나 부실감사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나 분식
결산 의혹이 높은 부도 기업에 대한 감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감리가 효율적으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 회계관계자는 "증감원 감리대상이 대부분 무작위로 선정돼 부실화된
기업에 대한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은행 종금 등 금융기관
이나 신용평가회사들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을 증감원에 제보
하면 감리에 들어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부실감사를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