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각국 주식시장은 내내 주가 폭락에 시달렸는데, 주가 하락은 주로
금융불안에서 기인하였다.

미국은 2.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데 따라 물가불안 예방차원에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었고, 유럽쪽에서도 물가불안을 우려하는 독일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였다.

동남아시장에서도 환율 불안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였는데, 이 때문에
동남아국가의 주식시장에서는 투매까지 발생했다.

또 이같은 점은 중남미와 러시아 등 체제전환국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다우존스 세계주가지수(Dow Jones World Index)가 지난 1주동안
2.3% 떨어졌고 올해 최고치를 보였던 지난 7월31일 대비로는 6.1%나 하락
했는데, 우량주로만 구성된 세계주가지수가 이처럼 떨어진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국별로는 미국의 다우존스 공임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가
지난 8월6일 최고치인 8,259.31를 기록한후 약세를 보여 29일에는 7,622.42로
7.7%가 하락했는데,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금리 상승 우려였다.

미국의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4분기 GDP가 1.4분기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7월말에 6.30%까지 하락하였으나, 27일 발표된 2.4분기
GDP가 산업재고와 순수출의 증가로 3.6%로 상향 수정되면서 연방기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29일에는 6.6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주전 발표된 생산자 물가지수가 0.1% 떨어지는 등 인플레관련
지표들의 압력이 낮아 금리 인상여부에 대해 당국의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유럽쪽은 유럽경제의 중심인 독일이 물가 상승압박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따라 주가가 하락했는데, 특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마르크화 절상과 인계된 점이 부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달러당 마르크(mark)화는 8월5일 1.88로 연초대비 22.0% 절하되었으나
29일에는 1.81마르크까지 절상되었는데 지난주에는 1.5% 절상되었다.

한편, 지난 7월2일 태국이 바트화폭락을 시작으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던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통화가 지난주에도 화폐가치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이번
에는 주변 국가들뿐만이 아니라 멕시코, 브라질 등 개도국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었다.

이는 종전의 멕시코사태가 개도국 전체에 영향을 끼친 것과 같은 맥락인데
부분적으로는 런던 등 유럽 주식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지난 1주간 각각 10.3%
16.8% 14.0% 11.1%나 폭락하였다.

한편 동남아 시장에서 통화위기에 흔들림이 없던 홍콩의 Hong Seng지수도
주변국의 주가 하락에 따라 지난주에는 8.4%나 떨어지면서 지난 7월1일
홍콩 반환이후의 최저치인 14,135.2가 되었다.

또 8월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내던 대만주가도 지난주에 주가가
1.4% 하락하였다.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동남아국가의 주가 폭락은 각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금리를 인상시켰거나 금리가 상승하였던 영향이 컸다.

지난주에 달러대비 동남아국가의 화폐는 싱가폴 0.9% 필리핀 1.2%
인도네시아 11.5% 말레이시아 5.5% 태국 1.6% 절하되었는데, 이 때문에
동남아국가에서는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금리를 상승시키기도 하였지만
자금이 환투기쪽으로 몰리는데 따라 금리가 상승하였다.

특히 필리핀은 우대금리를 3%포인트 인상시켰다.

미국과 독일의 금리상승 가능성과 전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동남아 통화위기
여파 등 세계주식시장의 현재 여건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 같다.

때문에 미국 유럽 동남아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주가 폭락이 단시일내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 같다.

유지연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