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은행주를 집중 처분하던 외국인들이 제일은행을 비롯한 은행주를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8일부터 제일은행을 사들이기
시작, 23일까지 1백61만주를 순매수하면서 한도 소진율을 41.8%에서 46.1%로
끌어올렸다.

이와관련, 최근 은행주를 매수 추천하고 있는 H증권 관계자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지에서 지난 90년대 초반에 금융위기가 닥쳤으나 정부가
특별융자 등 강력한 지원책을 펴면서 주가가 5배가량 올랐다"며 "정부가
은행을 적극 지원할 경우 은행의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본 외국인들이
제일은행을 순매수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백운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과장은 "제일은행은 기아와 한보가 제3자에
인수되는 등 부실여신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융조치가 있더라도 최악의 사태를 막는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특융조치가 취해질때 단기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백과장은 또 "정부의 특융규모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3%의 이율에 2조원규모
라고 가정하더라도 실세금리와 특융금리가 9%정도 차이나기 때문에 실제
제일은행에 이익이 되는 금액은 1천8백억원 정도인데 올해 상반기에만
3천5백65억원의 적자를 냈기 때문에 특융조치가 취해지더라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