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와 단기조정후 상승모색"

12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이렇게
요약된다.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2.3%나 감소해 당초 예상(10% 안팎)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 한전 삼성전자 LG반도체 등 대부분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에 집중됐다.

특별한 재료없이 소강국면을 나타내던 8월 증시에 "실적"이 당분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LG전자 유공 등 예상외로 실적이 좋은 종목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지수 하락속의 실적호전종목 상승세란 주가 차별화는 더욱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 증시 전망

="상반기 실적 발표는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종합주가지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대부분 지수영향력이 큰 우량대형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1위로 지수 영향력이 가장 큰 한국전력은 상반기 순이익이
1천1백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66.9%나 하락했다.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등 반도체값 폭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기업 부도사태로 엄청난 부실채권과 신용등급 추락의 몸살을 앓고 있는
은행의 실적 악화도 걸림돌이다.

기업자금 사정도 여전히 빡빡하다.

추석자금 수요가 겹쳐있는 월말로 갈수록 시중금리가 오르고 부도위험에
노출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다.

주가 약세요인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을 되찾아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를 탈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연간 실적은 주주총회 일정에 따라 분산돼
발표되지만 반기 실적은 동시에 발표돼 증시 영향이 크다"면서도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추정돼 단기간 조정을 보이다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하반기보다는 무려 2백38.4%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대우증권 리서치센터).

8월중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과 8월말~9월초에
발표될 외국인 한도 추가 확대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흐름은 예상보다 나빠진 반기 실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보름만에 10%나 폭락했던 지난해보다는 반기 실적 악화후 연간 실적이 호전된
지난 93년의 주가흐름과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 주가 차별화

=실적호전 기업은 주가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는 실적이 발표된 지난 14일 큰 폭의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적호전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던 주가흐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LG전자와 유공은 반기 실적이 각각 1천96억원과 1천5억원으로 예상치
(4백억원과 6백90억원)을 훨씬 웃돌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신진피혁은 흑자전환으로 6일 연속 상승했으며 경상이익이 크게 늘어난
대선주조도 4일 연속 올랐다.

성문전자 세원 갑을 캠브리지 한국코아 두산상사 등도 상승물결을 일으켰다.

반면 순이익이 70%이상 급감한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반도체 3사는
큰 폭 하락했다.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낸 제일 서울은행을 비롯한 은행들도 부실채권
홍역속에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