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된후 폭락했던 기아자동차
해외전환사채 가격이 지난달말부터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의 해외전환사채 가격은 지난달 15일
부도유예협약대상으로 선정된후 발행가격의 93(매수호가)~94(매도호가)%에서
60~75%로 급락했으나 지난달말부터 사자주문이 들어와 75~90%로 회복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사자 80, 팔자 95로 매도호가의 경우 부도유예협약
대상이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기아자동차의 해외전환사채 가격이 이처럼 급격히 회복되는 것은 현대와
삼성그룹이 자동차시장을 지키거나 또는 진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아자동차
인수전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이상혁 국제금융부 차장은 최근 현대와 대우가 기아특수강을 공동
경영하기로 하는 등 기아그룹에 대한 대기업그룹의 관심이 표면화되자 매도
매수호가간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해외전환사채가격이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96년 5월과 97년 2월에 각각 만기 10년의 전환사채
8천만달러씩 1억6천만달러(약 14%의 지분)를 발행했었다.

당시 주간사를 맡았던 LG증권에 따르면 이들 전환사채중 90%이상이 홍콩
런던 등 해외현지 금융기관들에게 팔렸으며 전환가격이 1만9천5백원
1만7천6백원으로 높아 아직까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현대와 삼성 등 대기업그룹들이 이들 전환사채를
경영권 확보용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