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자신탁증권이 국내 금융기관중 처음으로 "주인찾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따라 국투증권의 이같은 사례는 특히 여타 금융기관의 주인찾아
주기로 확산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3월 투신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한 국투증권은 지난 4월중순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이 67.7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현대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와 동시에 국투증권은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 주인찾기"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시금석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 회사는 현대그룹으로 편입된지 3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일단은
경영정상화를 향한 정지작업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같은 평가가 내려지게 된 근거로는 크게보아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영업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적자가 누적돼온 이 회사는 지난 6월엔 1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새결산기 시작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분기로는 1백35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같은 기간중 증권거래준비금으로 적립한 3백93억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백58억원의 흑자를 낸 셈이다.

이처럼 이 회사가 흑자기조로 돌아선 것은 수탁고 급증에 따른 신탁보수
수입증대와 차입금 감소에 따른 지급이자부담 감소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투증권의 수탁고는 21일 현재 12조2천18억원으로 지난 3월말보다
1조9천45억원이나 늘어났다.

또 이 기간중 차입금은 1백25억원 줄어들었다.

이미 "국투증권의 수탁고 증가속도가 위협적인 수준" (대형 투신사
영업담당 임원)이라는 평가와 함께 "최근의 수탁고 증가에 스스로 놀라고
있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이 느껴질 정도" (국투증권
직원)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투증권은 6월의 흑자에 이어 이달들어서도 이미 1백47억원의
주식매매익을 내 7월중에도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다른 하나는 다양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0일 2금융권 최초로 공과금 자동납부 서비스를 실시하고 고객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꽃바구니와 샴페인을 전달하는 이색상품도 내놓았다.

특히 과장 1명과 여직원 3명으로 구성된 "고객만족 도우미팀"이 각
지점을 3일씩 순회하며 고객응대자세나 매너등 세세한 부문까지 바꿔
나가고 있다.

이같은 친절서비스는 지난 6월 화정지점 개점식에 참석한 덕양구청장을
감동시켜 지난 2일 덕양구청 직원 1백여명을 대상으로 친절강의를 실시한데
이어 오는 8월말엔 이 구청소속 동사무소직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실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초에 업계 처음으로 펀드매니저를 공모해 9명의 유능한 운용역을
선발했는가 하면 최근엔 현대증권과 공동으로 펀드매니저 육성기구를
창설해 고객수익률을 높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오는 28일 계동지점 개점을 계기로 2금융권 최초로 일부 상장사를
대상으로 1천만-1천5백만원 한도의 개인당좌대출제 (마이너스 통장제)도
시행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송인권 기획담당 이사는 "친절과 고수익전략을 앞세워
3년후엔 수탁고를 30조원으로 늘리고 차입금을 절반으로 줄여 완전한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것"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세계 10대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