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된 기업의 주가가 첫날부터 폭락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유망벤처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정부가 추진중인
벤처기업활성화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1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 새로 등록된 4개 종목중
원익석영과 동일기연이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앞서 지난 14일 등록된 삼진도 연이은 하한가로 4일 (거래일기준)
만에 입찰가대비 27.7%나 폭락해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등록종목중 라이텍산업이 1만9천7백원으로 입찰가보다
34.4%나 하락했으며 대신전연은 입찰주간사인 선경증권이 본질가치이상
으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사상 처음으로 시장조성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신규등록기업의 주가하락은 시장제도 미비, 수급불안, 대주주의
의식미비, 관리주체의 무사안일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간증권사가 입찰기업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기업의 실제가치보다
입찰가를 부풀려도 이를 조정할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전무하다.

이에따라 주간사는 투자자보호는 안중에도 없고 예상주가를 터무니없이
높게 발표해 입찰경쟁률을 높이는데만 골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중소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금융개혁등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공청회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또 당초 5월에 시행할 예정이던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코스닥시장
투자허용문제는 6월과 7월로 두차례 연기된 뒤에도 감감무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이같은 이상기류를 보이는데 대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벤처기업활성화를 통한 경제회생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