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일정한 기간조정을 거친 다음엔 상승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주식시장이 기아그룹의 충격에 휘말려 들었고 실세금리도 불안정한
모습으로 돌변했다 이번 소용돌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일까.

또 연말까지 올하반기 투자전략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시점이다.

우선 장세의 열쇠를 쥐고 있는 투신사들은 당초 예상했던 주가수준보다
다소 낮춰 잡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럼에도 올하반기엔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 올4분기엔 종합지수가
900선내외로 다가설 것이란 전망은 버리지 않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신탁은 기아그룹의 충격여파가 종합주가지수를 50포인트가량
끌어내리는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안효문 고유운용팀장)하고 있다.

10대그룹의 재무위기인데다 은행권으로의 파급영향이 막대하고 투자심리를
일시에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당초 7월중 종합지수 저점을 720선으로 잡았던 대한투자신탁도 이번
사태로 인해 자칫 700선이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2월법인들의 반기실적이 공표되는 8월중순을 고비로 상승세를 보여
4분기중엔 종합주가지수 850-900선까지 오를 것(옥규석 전무)이란 전망이다.

이들 투신사는 현재 57%내외인 주식편입비율을 오는8월까지 62%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주가가 떨어지는 틈을 타 업종대표주와 경기관련 대형주 및 핵심우량주
(블루칩)를 꾸준히 사들이는 방향으로 포트포리오를 재편해나갈 방침이다.

기관투자가중에선 상대적으로 발빠른 편인 증권사들의 전망도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어차피 반기실적이 발표되고 신용만기 매물이 정리되는 8월중순까지
기간조정을 예상했던 증권사들은 이번 충격으로 조정기간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정동배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2-3년동안 줄곧 보유주식을 줄여온 증권사들은 대세상승을 앞두고
투자전략을 다소 수정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보유규모를 축소한다는 입장이지만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를
여건이 마련되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는 진단이다.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주식보유물량이 과다한 은행(시중은행은 은행당
1조원어치가 넘는다)들은 여전히 주가상승을 틈타 물량을 처분할 생각
(조흥은행 관계자)이다.

특히 핵심블루칩에 대해선 내년까지 꾸준히 보유하고 주변종목을 처분할
예정이지만 매입단가가 높아 고민이다.

전체 보유주식의 10%이상 차지하는 금융주들의 평가손이 30%수준에 달해
엄청난 매매손을 감수하면서 처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꾸준히 유입되는 자금으로 순매수성향을 보이는 보험사들은 다소 신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기아그룹 사태를 계기로 전반적인 주변여건을 재점검해보아야 할
시점인데다 금리나 경기등이 호재요인으로 확인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삼성생명 관계자)이란 예상이다.

결국 앞으로 한달정도 지켜본 다음 금리가 떨어지는 등의 여건이 마련되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전체운용자산의 4%(한통주식이 절반)만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운용할 생각이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채권위주로 운용할
방침(반성간 상무)이다.

결국 처해진 입장은 다르지만 기관들은 주가가 당분간의 충격파를 딛고
오는 8월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아래 운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