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부도유예결정이 증시를 강타해 주가가 730대로 주저앉았다.

금리가 연12%대로 올라선데다 경기불안우려까지 가중되면서 투자심리는
크게 악화됐다.

기아그룹에 대출을 많이 해준 은행 종금 등 금융주를 비롯 저가대형주들이
몰락했고 비철금속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세였다.

<> 장중동향 =16일 주식시장은 전일에 이어 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기아그룹의 부도방지협약 대상선정에 따른 여파와 대미무역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으로 매물이 쏟아지는 분위기였다.

특히 금융 건설 등 저가대형주가 밀려 주가하락폭이 커졌다.

전장중반 대우.LG그룹주를 중심으로 기관성매수세가 일면서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은행주 매도공세로 후장 한때
전일보다 17포인트나 하락하기도 했다.

후장중반 주가지수선물이 고평가된데 따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기관투자가의 차익거래로 삼성전자 한전 등이 잠시 오름세를 보였지만
주가하락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5.33포인트 하락한 739.72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전일보다 좀 늘어난 4천4백2만주.

<> 특징주 =은행주가 몰락했다.

기아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을 비롯 외환 신한 조흥 서울은행이
하한가였다.

기아에 돈을 빌려준 LG 현대 청솔종금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외환은행은 1백65만주나 거래되면서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거래가 재개된 기아그룹계열 6개사도 모두 하한가였다.

이중 기아정기 기산은 아예 사자없는 기세하한가를 기록했다.

오는 27일 부도유예기간이 끝나는 진로그룹주도 대부분 하한가였다.

그동안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던 동국무역 신호제지
신호전자와 우성그룹인수를 포기한 한일합섬이 하한가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중고가 개별종목은 초강세를 보였다.

영진약품 국제약품이 기업인수합병 신약개발 등을 재료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삼화전자는 5일연속 상한가행진하면서 개별종목의 상승세를 선도했다.

태봉전자와 동방아그로는 2일연속 상한가였고 대덕산업은 첫상한가를
기록했다.

<> 진단 =이날 주가하락으로 종합주가지수 75일이동평균선(736.24)의
지지력마저 의심스럽게 됐다.

"악재3일"이라는 격언처럼 18일에도 하락하겠지만 그동안 하락에 따른
반등시도가 있을 것이라는게 시황분석가들의 전망이다.

< 최명수 기자 >

[[ 호재악재 ]]

<>기아부도방지여파로 금융권 부실화
<>대미 무역적자폭 확대
<>비무장지대서 남북한 교전
<>기업, 해외차입조건 악화
<>회사채수익률, 연12%대로 상승
<>재경원, 금융시장안정책 발표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