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장마감무렵 전날보다 5포인트 올라있던 종합주가지수가 한전의
갑작스런 폭락으로 0.65포인트 하락세로 돌변했다.

종합주가지수 영향력이 큰 한전이 오후 3시께 4백원 하락하는데 그쳤으나
후장마감 동시호가에서 2천1백원 급락, 종합주가지수를 6포인트 떨어뜨렸다.

한전이 이날 후장들어 급락한 것은 외국인들의 "조건부 시장가 매도"
주문에서 비롯됐다.

이 방식은 특정가격에 매도하겠다는 것을 정해놓았으나 후장 막판까지
팔리지 않을 경우 시장가격대로 팔겠다는 주문으로 "케어풀 디스크리션
(Careful Discretion)"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및 홍콩계로 파악되고 있는 외국인들은 26일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을
통해 약 20여만주의 한전을 조건부 시장가 매도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이날 후장 막판까지 35만주 거래되며 전날보다 4백원 밑돈 가격에
거래됐으나 잔량으로 남아있던 5만주가 "조건부 시장가매도"주문에 따라
후장마감 동시호가에서 사실상 하한가 매도주문으로 돌변, 오후 3시가 넘어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했다.

이와관련,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엔달러환율 불안정 등으로
한국증시 전망이 다소 불투명해지면서 일부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