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선 < 동원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장 >

올해로 창립 1백주년을 맞은 조흥은행은 이익과 여수신규모, 수수료 수입
면에서 5대 시중은행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조흥은행이 80년대초의 대형금융사고를 딛고 다시 일어설수 있었던 것은
여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수신 외환 카드부문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이다.

특히 금리자유화 이후 가계대출 등 소매금융을 전략적으로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조흥은행은 국민은행 다음으로 넓은 점포망을 갖추고 있어 수신구조가
우수하다.

전체 예수금에서 조달코스트가 낮은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96년말
현재 23.1%로 8대 시중은행 평균인 16.1%를 크게 웃돈다.

자산의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금년 3월말 현재 이자가 3개월이상 연체되고 있는 불건전여신의 비중이
8.6%로 8대 시중은행 평균 13.8%를 크게 밑돌고 있다.

우량한 여수신 기반에 힘입어 96년 예대마진은 3.8%로 8대 시중은행 평균
3.3%를 상회하였다.

다만 금년 한보그룹의 부도로 어느 정도 타격을 받았다.

한보에 대한 부실여신이 5천억원에 달해 향후 수년동안 매년 이자수익이
6백억원씩 감소하고 대손충당금을 7백억원씩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올 상반기 업무이익(세전,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2천7백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중 유일하게 작년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의 금년 이익은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장부가 기준으로 1조4천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 은행 역시 마찬가지
이다.

다행히 최근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작년말 6천억원에 달했던 주식
평가손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 은행 본업에서의 수익력이 우수하고 주가 상승으로 주식
평가손이 개선되는 점을 고려할때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