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내놓을만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없었다.

주식투자가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무리한 약정경쟁을 벌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수 있게 됐다.

파생상품을 개발할수 있을뿐 아니라 기업어음을 일반고객에게 팔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상품 경쟁력이 뛰어난 증권사들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우선 증권사들은 파생상품의 허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역외펀드를 통해 외국현지에서 일부 외국인들에게 팔아왔던 파생상품
을 이제는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팔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D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선물 옵션 외환까지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도 금융공학을 이용해 주식
연계증권(Equity Linked Note)을 발행, 특정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액기간 수익률 등을 금융공학기법으로 짜맞춘 테일러메이드식 상품으로
거액고객들의 상품 욕구를 채울수 있다는 얘기다.

파생상품 이외에도 증권사가 취급할수 있는 상품은 많다.

7월부터 증권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기관투자가에 팔수 있다.

증권채는 그동안 콜자금에 의존해왔던 증권사의 장기자금 조달능력을 높여
준다는데도 의미가 있다.

5억원짜리 이상인 CP(기업어음)도 팔수 있다.

외환업무도 포괄적으로 취급하게 돼 증권사 업무는 더욱 크게 확대된다.

증권사들이 이같은 업무 확대를 마냥 반기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인수할수 있는 CP를 5억원이상으로 제한했다는 점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종금사의 발행한도 1천만원에 비해 너무 높아 CP업무 취급은 허울만 좋을뿐
이라는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또 증권채 발행은 환영할만 하지만 투자신탁 은행 보험 등에서 발행총액을
인수해주지 않는다면 증권사끼리 인수해줄 수밖에 없어 별무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교보증권 정해범 이사는 "신용도가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증권채 발행
허용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파생상품 개발 등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증권사들의 바쁜
발걸음은 시작됐다.

주식형및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MMF(Money Market Funds) SMMF(Short-term
MMF) 등 증권사가 팔수 있는 상품은 다양해지고 있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