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영 < 선경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지난해 초 유통업이 전면 개방된 이후 할인점과의 가격경쟁
격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영업마진을 갈수록 악화 시키고 있다.

96년 결산기 기준으로 볼때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0% 전후를 유지하던
롯데백화점이 8%대로 낮아졌으며, 신세계백화점도 5%대에서 2%대로 떨어
졌다.

고급백화점을 지향하는 금강개발(현대백화점)만이 소폭 상승했다.

주요 백화점 11개사의 평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94년 6.7%에서 96년
5.7%로 하락했다.

반면 신규츌점 확대 등으로 금융비용부담은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주요 백화점 11개사의 평균 금융비용부담은 94년 4.8%, 95년 5.5%
96년 6.2%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 유통산업의 1차 구조조정 마무리가 예상되는
2000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수익성 호전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국내경기가 언제쯤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지도 중요 변수다.
대다수 전문기관들은 국내경기의 순환패턴이 종전의 V자형에서 U자형
으로 바뀌어 저성장 침체양상이 상당기간 계속되는 [분지경기]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경기 전망은 국내 유통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 시킬 전망이다.
제살을 깍아먹는 과열 경쟁 풍토에서 이익을 남길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
(유통 빅10)밖에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뉴코아 진로백화점(아크리스)
한신공영 태화쇼핑 등이 구체적인 사례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할때 신세계 백화점 금강개발은 구조조정의 최종
축배를 들 수 있을 전망이다.

영업측면에서도 신세계는 당장 수익성 호전이 어렵겠지만 시장선점
시너지가 기대되는 99년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신셰게의 주당 실질 순자산가치가 10만원을 넘고 있어 중장기(2-3년)
투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금강개발도 신규투자강화로 영업이익은
정체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그룹 분리를 앞두고 대규모 유가증권 매각이 지속될 전망이어
서 당분간수익성(경상이익)위축은 없을 전망이다.

두업체를 제외한 지방중심의 나머지 업체들은 급격한 구조조정속에서
다소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