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증시가 갑작스레 찾아온 일부그룹
의 자금난이란 불똥으로 뒤뚱거리며 향후 파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은 "시장에너지가 강한 만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라는 긍정론과 "단기급등이후 조정을 보일 시점이어서 기간조정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부정론으로 나뉘고 있다.

박병문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객예탁금이 3조5천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인 매수도 지속되고 있다"며 "일부그룹의 자금악화설이 나돌면 재무
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엔 악영향을 미치나 블루칩은 오히려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며 지수하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선 선경증권 조사실장도 "투자신탁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 블루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 800선 돌파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국 삼성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그러나 "증시는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 진입에 들어갈 단계였다"며 "기아그룹 자금악화설로 인해 조정의
폭과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돼 이익을 실현하며 잘 파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립식품이나 태화쇼핑과 달리 기아그룹의 영향력은
한보.삼미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우려감이다.

17일 증시는 기아그룹주가 무더리로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에서도 한두차례
의 등락을 보여 이같은 엇갈린 분석을 뒷받침했다.

특히 후장 중반무렵 H그룹의 자금악화설이 흘러나오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종목들이 하락대열에 가세, 하락폭이 커졌으나 지수관련 대형주가 크게 상승
하며 상승으로 반전되기도 했다.

결국 기아그룹 자금악화설의 파장은 해당그룹과 금융권에서 얼마나 빨리
흔들리고 있는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