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올해 D램(RAM) 반도체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이는 94년이후 대규모 증설로 세계 D램시장의 공급과잉이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들어 4월까지 국내 반도체 수출은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으며 연간으로 5~10%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시장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공급과잉이 해소되야 가능하다.

D램시장의 새로운 수급균형 도달은 공급물량 증가를 상회하는 컴퓨터 메모리
수요의 증가가 관건이다.

컴퓨터의 기본메모리가 현재의 16메가에서 32메가로 완전히 이전해 대당
메모리의 수요가 배증하게 되면 공급과잉이 해소될수 있고 이 시기는 98년
2.4~3.4분기 정도로 예상된다.

기본메모리의 수요 증가는 마이크로프로세서장치(MPU)와 소프트웨어 양쪽의
필요성 때문인데 MMX칩, 펜티엄II, 윈도우97, 윈도우NT 5.0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반도체업계의 수익은 주력제품인 16메가 D램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

95년말부터 하락한 16메가 D램의 현물가격은 올해 1월 5달러선까지 하락했고
4월에는 11달러까지 반등했다가 5월들어서 다시 9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번 반등은 수요 확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일 반도체업체들이 가동율과
재고조절을 통해 물량공급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최근 아파트가격이 주민들이 얼마이하로는 팔지 말자는 담합에
의해 거래없이 폭등했던 것과 같은 현상으로 구조적으로 불안한 수급 균형
이다.

어느 한 업체라도 물량 확대를 하면 수급이 깨질 수밖에 없다.

5월초 일본반도체업계가 1주일간 연휴로 상당수 업체가 조업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물가격이 반등하기는 커녕 오히려 하락한 것이 한 예다.

현재 반도체업계의 D램 가격유지는 결국 판매수량 억제를 전제로 한 것이고
생산확대를 통한 원가절감이 어려워 올해도 반도체업체의 매출이나 수익은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국내 반도체 3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92% 감소한데 이어 올해 1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메모리반도체의 수급균형과 64메가 제품으로 주력 전환에
힘입어 2백7%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산업이다.

과거 84년이후 반도체경기와 주가추이에서 보면 반도체 주식에 대한 투자는
경기가 가장 나쁜 때가 투자 적기였다.

대만과 미국업체의 증설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와 현물가격이 재하락
할 가능성이 높은 2.4분기말~3.4분기가 반도체 주식에 장기투자를 하는데
좋을 때로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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