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경제가 갑자기 달라지고 있는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돌연한 엔화 강세 덕분이다.

주가가 하늘로 올라가면 사람들은 과거의 끈에서 멀어지고 싶어한다.

그리곤 자꾸 새로운 명분과 배경을 들이대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

여기서 주가를 다시 띄워 오릴려면 엔화는 지속적으로 강세기조로 가야
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전망이 항상 주가전망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보수당의 참패로 끝난 영국 총선이 엔화 강세의 주요한 계기의 하나였다.

노동당 집권으로 강력한 유럽 단일통화 출현이 어려워진 점과 유럽의 경기
부양에 필요한 엔화의 강세 전환에 유럽이 보다 협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한 반응이었다.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엔화가 오르고 장기휴면속의 서울증시가 활기를
찾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프랑스가 총선에서 다시 경기부양에 관심이 많은 자파
연합에게 내정을 맡기게 되었다.

역시 높은 실업률이 다수당의 얼굴을 바꾸어 놓고 말았다.

바로 이점이 장기적인 일본 엔화의 강세 기조에 보탬이 되는 요인으로
해석할수 있다.

프랑스 좌파 역시 강력한 유럽 단일통화에 소극적이면서 일자리 만들기에
정책의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연히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지역이 당분간은 녹녹한 통화를 갖기를
희망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110대 돌파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엔화를 다시 자극할수 있다고
본다.

즉 엔화의 추가 절상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가 다시 제기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
이지만.

이런 분석은 마침 주춤거리던 경기주도주가 다시 추가 회복의 명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800선 도전도 가능하리라는 진단을
해볼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에 보다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 아태경제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