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주식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르고 있던 종합주가지수는 담화가 끝난 10시20분부터 10여분간 약보합세
를 보였지만 이내 강세로 돌아섰다.

오후장 들어서는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다 상승폭이 줄었지만 대국민담화
보다는 시장내적인 주가흐름에 따랐다는게 중론이다.

이는 "혹시나 우려했던 대선자금과 관련해 별다른 "폭탄선언"이 나오지 않아
어떠한 충격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이다.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움직일 정도로 주식시장 기조가 튼튼해졌다"
(정종열 신영투신운용 사장)는 분석도 있다.

유화나 반도체의 업황 호전기대와 금리 인하및 경기 회복전망 등 각종
호재성 재료들이 매수세를 이끌어 주가 상승을 지속했다는 것.

대통령 담화에서 발표된 경제관련 내용중에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도 포함돼 있긴 하다.

<>불법자금의 지하거래를 막고 <>지나친 차입경영을 제한하며 <>금융기관의
부실여신을 근원적으로 방지하겠다는 것은 기업들의 활동을 위축시킬수
있으며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점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구조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는 대통령
담화내용은 관련법안이 마련되는 시점에서나 시차를 두고 증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김완희 동서증권 투자분석팀과장)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물론 "정치개혁이 좌초되면 중대결심을 하겠다"는 담화내용에 대해 야당에서
국민에 대한 협박이나 폭거로 규정하고 있어 정국이 경색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대선자금 공방이 계속되면 장외 악재가 주식시장을 짓누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