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계열사간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비용벽을 넘어야 하는데다 기업자금사정마저 어려워지자 이같은 합병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25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대우자판 대성산업
OB맥주 동국실업 동양석판 세원 동양물산등 7개기업이 계열사와의 합병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햇동안 합병건수 8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상장기업의 합병건수는 지난 92년이후 지금까지 총 50건에 이른다.

올들어 이같이 합병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는
물론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하려는 기업들의 자구노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그룹 모회사인 미원을 흡수합병키로 한 세원은 합병후 유보율이
1천7백%에 달하는등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

미원그룹 관계자는 "세원이 합병주체가 됨에따라 자본금증가액이 적어
재무구조가 우량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본금이 적고 재무구조가 좋아야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직접금융을 원활히 할 수 있어 이같은 합병전략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비상장 자회사를 1대 0의 비율로 흡수합병해 자산가치를 높이고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경우도 많다.

대우자판 동국실업 동양석판 동양물산등은 경영합리화를 위해 1백% 출자한
비상장자회사를 흡수합병하되 자회사주식은 모두 소각처리키로 했다.

동양물산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자산가치를 높이는 한편 기업경영을 효율화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감원의 이성희 기업재무국장은 "비상장 자회사를 흡수합병할 때 기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분 피흡수합병사의 주당평가액을 무시하고
1대 0의 비율로 합병하는 추세"라며 "이경우 합병회사가 자회사의 자산가치
나 수익가치를 그대로 흡수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두산음료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OB맥주도 식음료부문 사업및
조직의 통폐합을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여유자산을 매각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게 합병목적이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소한 4~5개 상장회사가 기업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요즘같은 경기상황에서는 합병을 통해 몸집을
줄이면서 내실경영을 꾀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