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조 내저수고.

수출관련 저가대형주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반면 내수관련주들은 곤두박질
치고 있는 최근 증시흐름을 나타내는 말이다.

엔화 강세와 금리 하락을 원군으로 800선까지의 비상을 꿈꾸던 증시가
"부도"라는 악재에 발목이 잡혀 비틀거리고 있는데 대한 안타까움도 배어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수출관련주와 내수관련주의 주가양극화가 심화되는 내저수고
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710~750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와 한계기업 부도의 힘겨루기로 큰 폭의
등락은 없을 것"(이남우 동방페레그린증권 이사)이나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수출관련 저가대형주들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약세행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이기
때문이다.

부도가 전면에 부상하면 조정을 보이다 외국인의 저가대형주 매수가 우위를
차지하면 상승하는 장세가 펼쳐질 거라는 설명이다.

22일 수출관련주가 하락으로 반전된 것도 부도설에 밀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이 4일연속 5천만주를 넘어서는 등 시장에너지가 살아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조정은 이번주내로 끝나고 다음주부터는 재차 상승에 들어갈 것"
(박병문 LG증권 투자분석부장)이라는 적극적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엔고.외국인 장세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의석 신한증권 투자분석팀과장은 "지난 95년3월 엔.달러환율이 달러당
79엔까지 떨어지고 7~8개월후인 96년 1.4분기에 경상적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며 "구조조정없이 엔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만으로는 일시적 과실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국인 자금과 투자성격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올들어 대만증시는 이미 20%가량 올랐고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증시는
하락추세에 있어 한국은 어부지리를 얻고 있을 뿐"(이남우 이사)이라는
것이다.

배경:엔화 강세, 주연:외국인, 조연:일반인, 엑스트라:내수관련주로
펼쳐지고 있는 엔고장세가 "위험한 파티"로 끝날 가능성이 배제할수 없다는
얘기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