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조 < 향영21C리스크컨설팅 사장 >

지난해 7월1일 코스닥시장이 출범한지 10개월이 지나고 정부의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의지 표명으로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창투사에 대한 지원 확대와 설립 자유화, 스톡옵션, 에인젤제도, 벤처기업
투자자금에 대한 한시적 자금출처 면제 등과 아울러 창업투자회사의 고수익
확보소식이 일반투자자들의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같다.

벤처기업 투자에서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흙속에서 숨은 진주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힘든 탐색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벤처기업 투자는 수익성이 높은 반면 실패할 가능성도 크다.

우량기업을 잘 선별하면 고수익이 보장되기도 하지만 실패기업 또한 전혀
없다고 할수 없다.

벤처기업에 투자할때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첫번째 부문은 안정성이다.

벤처기업은 산업의 변화가 심하고 규모가 작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차적으로 생존가능성을 확인한 후에 투자수익을 따져 보는 것이 바람직
하다.

두번째는 최고경영자의 기술력과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에 중점을 두고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창업한지 5년이 넘는 기업이라면 투자회수 가능기간을 살펴야 한다.

또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대기업이나 다른 중소기업들의
시장참여로 현재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이와함께 최고경영자의 도덕성과 능력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규모가 작다보니 최고경영자의 능력이나 장인정신이 회사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관리능력이 있는 중간간부의 존재와 체계적인 관리능력도
중요하다.

관리능력이 취약하면 규모가 커지면서 도산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업력이 3~5년된 짧은 기업이나 창업한지는 오래됐더라도 벤처기업으로
변신하는 회사가 있다면 진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회사였지만 반도체 장비회사로 변신에 성공해 주가가 크게 상승한
디아이가 대표적이라 할수 있다.

우량벤처기업을 재무제표로 선별할 때는 채산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해야
한다.

매출규모보다도 영업이익의 변화나 순현금 흐름의 증가에 신경써야 한다.

특히 채산성이 있는 기업으로 일시적인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최고의 벤처투자 대상이다.

또 현재의 번영이 미래번영의 보증이 될수 없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급변하는 영업환경속에서 흐름을 놓치면 한 기업이 영위하는 업종 전체가
다른 부문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특히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기관투자가나 창업투자회사 등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라든가 기업분석능력이 뛰어난 에인젤클럽 등을 활용하면 위험부담
을 크게 줄이면서 높은 투자이익도 실현할수 있을 것이다.

벤처기업 투자는 코스닥시장에서 해당기업의 주식을 사는 간접투자보다
그 회사에 직접 지분을 참여하는 직접투자방식이 더 유망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통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는 이미 그 기업의 내재가치가 상당부분
반영돼 있거나 오히려 가치에 비해 더 높은 주가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어
초과수익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의 주가는 상당부분 거품상태라는 비판적 시각이 많다.

이는 기업분석 능력이 취약한 한국적 상황에서는 당분간 어쩔수 없다.

결국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투자는 기업분석 전문가가 되는 것이 지름길이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