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과 성지건설이 처분한 나래이동통신 지분을 사들인 말레이시아계 펀드가
백광소재 보유지분도 인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나래이동통신의 경영권
향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관련업계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산과 성지건설이 각각 주당 4만6천원
과 4만8천원에 처분한 나래이동통신 지분 4.78%(36만주)를 한 재미교포가
출자한 말레이시아계 S펀드에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백광소재도 보유중인 나래이동통신 지분 9.56%(72만주)에 대해 매각
타당성을 검토중이라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백광소재 관계자는 "아직 매각 수량이나 단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량
매각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대상자 가운데는 말레이시아계 펀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수 희망자의 제안으로 지분매각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계 S펀드가 백광소재 보유지분까지 전량 사들이게 되면
나래이동통신의 지분율이 19.12%에 달하게 돼 현재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
지분(16.5%)을 넘게 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나래이동통신 경영권과 관련, 국내 기업이 외국인
명의로 주식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말레이시아계 펀드가 나래이동통신 상장을
앞두고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지분이 많아 적대적 M&A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래이동통신 관계자도 "현재 전기통신 사업법상 외국인은 33%까지 지분
취득이 가능지만 이번 주식취득 목적이 경영권 획득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백광소재측이 지분 전체를 말레이시아계 펀드에 넘긴다면 다른
국내 주주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